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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를 극복하다, <블라인드>

트라우마의 의미는 '외상(外傷)'이다. 그리스어 Traumat(상처)에서 기원했다. 정신건강 의학이나 심리학에서는 '마음에 깊이 상처를 입힌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가리키는 용어인 이 “트라우마”는 유난히 많은 영화에서 자주 목격되는 용어이다. 왜냐하면 영화에서 스토리의 주요 엔진은 결국 주인공의 “결핍”에서 파생되는데 그러한 “결핍”들 중에서도 “트라우마”는 단순한 결핍을 넘어선 그 이상의 강력한 “주인공이 스토리를 이끌어갈 동력(動力)”이기 때문이다. -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트라우마에 대한 영화로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 아닐까 생각한다. 함께 범인을 추격하던 동료경찰이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추락사 한 후 형사를 그만 둔 스카티는 이후 고소공포증으로 인해 사다리도 오르지 못하는 심각한..

카테고리 없음 2021.08.28

가장 완벽한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2020년 2월 이제 막 팬데믹의 공포가 시작될 그 무렵,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92년 오스카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건 바로 봉준호 감독의 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감독상, 작품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사건(!)입니다. 게다가 봉감독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니 프랑스 칸느와 미국의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매우 드문 일로서 1955년 이후 단 두 번밖에 없었던 일이라고 하니 의 위엄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대한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은 어떠했을까요? 오늘은 봉준호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가..

카테고리 없음 2021.07.20

영원한 고전, <자전거 도둑>

지난번 칼럼에서 다음 시간에 이탈리아 네오 리얼리즘에 대해 얘기나눠 보겠다고 했으니 오늘은 신 사실주의- neo realism에 대해 애기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오늘 중심으로 다룰 영화는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1947년 작품, 입니다. 아마도 이 작품은 사실주의 계열의 영화들 중 가장 잘 알려진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림 유난히도 한국과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일본, 인도에서는 사실주의 영화들이 강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우리나라 영화만 해도, 이창동 감독,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을 비롯해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리고 중국 6세대 감독의 대표 주자인 지아 장 커 감독과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등- 아마 위에 열..

카테고리 없음 2021.06.18

영화의 스타일, 사실주의, 고전주의, 형식주의

- 지난번 칼럼에서 영화의 유형 (type)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이번 칼럼에서는 영화의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영화의 스타일은 다시 말하자면 영화를 담는 그릇, 형식인데 일단 크게 분류해보자면 사실주의, 고전주의, 형식주의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림 -오늘의 칼럼 역시 지난번 영화의 유형에 대해 설명할 때와 같이 루이스 자네티의 에 보다 자세히 나와 있으니 보다 깊게 공부하실 분들은 그 책을 추천 드립니다. 일단 설명에 앞서 개념에 대해 먼저 드릴 말씀은 영화의 스타일은 내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전적으로 백퍼센트 사실주의인 영화나 또는 백퍼센트 형식주의만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찾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일단 광의의 개념으로 말하자면 이론적으로 최초의 영화인 뤼미에르 형제의 은 사실주의..

카테고리 없음 2021.06.06

기존의 서사로부터 벗어난 새로운 시도, <오후의 올가미>

오늘은 영화라는 매체의 유형과 형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먼저 영화의 유형(type)에 대해 얘기해보고, 다음번 칼럼에서는 영화의 형식(Style)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한다. -그림 참고로 영화의 유형과 형식과 관련 보다 자세한 부분에 대해 알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루이스 자네티의 베스트셀러, [영화의 이해]를 추천한다. 먼저 영화의 유형에는 픽션, 논픽션, 애니메이션, 실험 영화가 있다. 픽션은 다들 아시다시피 허구의 이야기,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모든 가상의 이야기들을 픽션 (fiction)이라 한다. 반면 논픽션은 당연히, 픽션이 아닌 것 (non -fiction), 일반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지칭한다. 예를 들어 , 과 같은 일련의 영화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그리고 애니메..

카테고리 없음 2021.05.30

꿈을 향한 도약! <후프 드림스>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는 영화사에 남을만한 기념비적인 영화들을 모아 집필한 라는 책을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몇몇 다큐멘터리 중에서 오늘은 라는 영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1994년 제작된 영화 는 NBA 프로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시카고 빈민가의 두 청소년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작품 관련해서는 많은 할 얘기가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이 작품의 감독입니다. 처음 이 다큐멘터리가 PBS(우리로 말하자면 EBS)에서 기획될 당시 30분 프로젝트였고 몇 달 안에 마무리 될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헌데 이 작품 속 두 주인공인 아서 에지와 윌리엄 게이트를 따라다니며 당시 이십대 후반이던 감독은 무려 칠년간 이들의 삶을 카메라에 기록하게 됩니다. 처음에..

카테고리 없음 2021.05.23

영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스토리텔러, 죤 윌리엄스

여러분은 여름철 바닷가에 가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아마 모처럼만에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왔다면 지금쯤 우리 아이들이 어디에서 놀고 있나 아이들의 튜브를 찾아보실 것이며,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온 것이라면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바다 저 끝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뛰어넘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계시지 않을까요? 헌데 제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바닷가에 가서 처음 물에 발을 담그는 그 순간 상어를 떠올립니다. 상어. 더 정확히 말하면 “죠스”가 떠오릅니다. 우습죠? 저에게 바다에 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상어에게 잡아먹힐 위험에 나를 노출시킨다는 생각과 연동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다 영화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면 떠오르는 건 누구나 예외 없이 아마도 죤 윌리엄스의 음악 아닐까요? 그 ..

카테고리 없음 2021.05.16

최초의 다큐멘터리, <북극의 나누크>

오늘은 영화 역사에 있어 최초의 다큐멘터리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로버트 플래허티 감독의 는 1922년 제작된 다큐멘터리입니다. 사실 이 작품 이전에도 물론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전에는 20분 내외의 짧은 기록 영화거나 뉴스릴 정도의 영상이었지 처럼 어떤 민족지 형식으로 제작된 본격적인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최초의 영화 역시 말하자면 최초의 뉴스 릴(reel)이자 "다큐멘터리"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짧은 형태의 클립(clip)이었지 로버트 플래허티의 영화처럼 일종의 사회적 필름 (Ethnography film) 형식을 갖춘 "작품"이라 부르기는 애매한 영화였습니다. 당시 1900년대 초반에는 고스트 라이드 (gh..

카테고리 없음 2021.05.02

오스카에 한발 다가선 대배우, 윤여정

실로 두 해 연속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다. 작년 2020년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전대미문의 오스카 4관왕이라는 엄청난 이벤트를 우리에게 선사하더니 올해 93회 오스카에서는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예상이 조심스럽게 들려오고 있다. 아니, 이미 몇몇 매체에서는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의 각종 시상식 결과를 점치는 온라인 사이트인 의 투표 결과에 따르면 윤여정 배우는 전체 4558표를 얻어 2위인 마리아 바칼로바(588)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제쳤다. 그 외 글렌 클로즈가 415표,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188표, 그리고 올리비아 콜먼이 각각 165표를 기록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올리비아 콜먼이 5위라고? ..

카테고리 없음 2021.04.25

불멸의 거장, 버나드 허먼

영화음악 불멸의 거장, 버나드 허먼 극장의 불이 꺼지고 어두운 암전에서 화면이 밝아지면 솔 바스의 그래픽 디자인이 마치 성난 촛불처럼 맹렬히 좌우로 춤을 춘다. 이내 귀를 찢을 듯이 날카로운 바이올린 음이 신경질적으로 무한 반복되면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관객들은 순진한 양처럼 버나드 허먼이 안내하는 저 깊고 어두운 미지의 세계로 따라 들어가게 된다. 언젠가 영국 음악 저작권 협회가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영화 역사상 최고의 공포영화 OST’를 조사한 적이 있다. 그 당시 , 등 여러 무시무시한 공포영화 음악들 중 ‘The Murder’가 1위로 뽑힌 적이 있다. 그리고 “The Murder"는 다들 아시다시피 의 음악감독 버나드 허먼의 솜씨이다. 영화 가 제작된 1960년대 초, 그 당시까지만 해도 ..

카테고리 없음 2021.04.18